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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한 적막이 아니라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적막이었다.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수제노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나는 누가 울고불고하는 것은 싫어하지." 그 말에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나는 그렇게 난리를 피운 적이 없었다. 단 한번도. 그저 조용히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마치 내가 그랬다는 식으로 말하니 기분이 상한 것이다. 이런 내 기분을 눈치챘는지 수제노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너처럼 무표정하게 있는 것은 더 싫다. 곁에 있는 사람이 죽었는데 슬픈 것은 당연해. 슬프면 울면 된다. 너처럼 속으로 삭이려고 해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아. 진심으로 그들의 죽음을 슬퍼해 주면 돼. 이럴 때 우는 것은 흉이 아니고 당연한 거다. 슬픔을 외면하려 하지말고 직접 맞부딪치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얻은 교훈이다." 나는 수제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주 깊은 곳에 오래 전부터 쌓여왔을 슬픔의 탑이 보였다. 하나하나 슬픔의 조각을 쌓아 온 탑은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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