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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질 수 있는 초연함마저 느껴졌다. 그렇다. 슬픈 사람이 나만 일 리가 없다. 나만 가까운 사람이 잃은 것이 아니다. 수제노 역시 동료들을 잃은 것이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안도감이 들었다. 나만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라는 이기적인 안도감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슬픔을 직시할 마음이 생겼다. "난 술이나 마시련다. 그러니 오늘은 혼자 자라." 따뜻한 위로는 아니었지만 이 것이 수제노의 배려라는 것을 안다. 수제노는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다. 나 혼자 생각하며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 나는 등을 보이고 휑하니 나가버리는 수제노의 등을 향해 살짝 웃어주었다. 수제노가 나가자 방에는 나와 어둠만이 남았다. 어둠은 내 모습을 다른 이들로부터 감춰주는 좋은 친구였다. 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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